안감찬 행장 "수익 다변화·디지털 경쟁력 높여 부산은행 新르네상스 열겠다"

입력 2021-05-25 15:35   수정 2021-05-25 15:37


부산은행은 1967년 10월 창립 이후 50여 년간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지역경제의 ‘혈맥(血脈)’ 역할을 하고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했다. 저성장 기조의 금융환경과 은행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양호한 수익과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도 3개 영업점과 3개 사무소를 운영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새로운 미래를 대비해 준비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인터넷은행의 도전, 비대면 금융 증가, 지역산업의 추락 등에 대응해야 한다. 은행의 위상을 높이고 조직을 강화하는 것도 현안과제다. 지난 4월 1일 행장으로 취임한 안감찬 행장(사진)을 만나 ‘부산은행의 신금융 르네상스 시대’ 구상을 들어봤다. 안 행장은 “투자은행으로서의 역량 강화와 수익 다변화, 디지털 경쟁력 강화라는 3대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은행이 투자은행으로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금리와 저성장 현상이 장기화하고 디지털화가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은행의 전통적인 여수신 영업 방식을 벗어나야 합니다.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IB(기업금융)사업본부’를 ‘투자금융그룹’으로 격상했고 IB심사 전담부서를 신설했습니다. 부산의 특성에 맞는 해양금융 부문을 강화하기도 했어요. 파생상품, 신탁, 자산관리(WM) 등 자금 운용 부문에서도 이익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다른 은행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요.
“지역과의 동반성장에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및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적극적인 패스트팔로어 전략과 퍼스트무버 전략을 펼칠 계획입니다. 부산은행이 잘하는 분야에서는 퍼스트무버 전략을 활용할 것입니다. 부산은행이기에, 부산은행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하고 시행할 것입니다. 기존 우량 중소기업 지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산건전성과 외형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역은행들이 디지털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가장 신경 쓰는 분야입니다. 부산은행은 디지털 부문에서 패스트팔로어 전략으로 빅테크 및 핀테크와의 전략적 제휴를 늘리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 고도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통한 업무자동화도 갖췄습니다. 생체인증을 도입해 영업점의 디지털화, 블록체인·인공지능·빅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디지털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까.
“지난 4월 신분증 없이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QR을 활용한 디지털 실명 확인 서비스’가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돼 오는 6월 시행할 계획입니다. 금융실명법이 요구하는 실명확인증표 원본을 고객이 제시하지 않아도 은행 앱 로그인을 통해 본인 인증을 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 영업 확대를 위한 프로세스도 개선하고 있습니다. 복잡하던 상품을 하나로 통합하고 고객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원(ONE)신용대출’을 출시했습니다. 머신러닝 모형 기법을 통해 대출 성향을 예측하고 경쟁력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도 구축했습니다. 유명 핀테크 앱인 토스, 카카오페이와 제휴해 부산은행 고객이 아니라도 한도와 금리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하도록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은데, 어떤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우선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소멸시효 완성 채권의 탕감 등의 금융 지원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을 위해 학업·취업자금 지원을 위한 특별대출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어려움을 겪는 조선·해양기자재기업과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에 금융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지역 상생을 이끄는 부산은행만의 사회공헌 브랜드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2003년 금융회사 최초로 사회공헌사업전담반을 신설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과 창업생태계 활성화 사업, 교육메세나 사업, 코로나19 지원 사업,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및 금융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사회공헌 사업을 발굴해 부산은행만의 사회공헌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과 녹색금융의 실천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은행 설립 때부터 폭넓은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9월부터 친환경 그린뱅크 사업을 진행해 일회용품을 줄이고 종이 없는 업무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친환경 기업을 지원하는 그린 금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6월에는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14001)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녹색금융서비스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와 비씨카드 제휴 협약상품인 그린카드를 발행했습니다. 가정에서 전기 등 에너지 사용량 절감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산정하고 연간 최대 7만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분야 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지난해 11월 녹색분야 및 취약계층 등 사회분야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지역상생형 친환경 금융상품인 ‘저탄소 실천 예·적금’도 출시했고요.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과 저는 상품 출시일에 본점에서 저탄소 생활 실천 문화 확산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적금에 가입했습니다.”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어떤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습니까.
“창업과 일자리 만들기는 부산의 중요 현안입니다. 젊은이들이 머물고 몰려들어야 은행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다양한 아이템을 발굴해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부산형 사회연대기금 설립을 위해 기본재산 10억원을 출연하고 부산은행 노사가 매월 총 1억원을 출연해 경제적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청년 취업 지원에 사용합니다.”
▷구체적인 창업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2019년부터 창업기업 투자 경진대회인 ‘B-스타트업 챌린지’를 열고 있습니다. 우수한 창업 아이템과 사업성을 가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 대회 시상금은 3억원입니다. 2019년 지방은행 최초로 창업기업 육성 플랫폼인 부산은행 ‘썸 인큐베이터’를 개소해 창업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입주 희망 기업에 사무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경영컨설팅과 투자 연계도 지원합니다.”
▷교육기부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까지 교육기부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지역 기업 중 유일하게 13년 연속 교육메세나탑을 수상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해 ‘부산은행 금융클래스 앱(APP)’을 제작, 전국 초·중·고교 학생에게 비대면 금융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20스마트앱어워드에서 금융연계서비스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금융취약계층 청소년에 대한 맞춤형 교육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아동양육시설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19세가 되면 퇴소해 자립해야 하는 청소년에게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부산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미술대회’를 열어 수상자에게 시상금과 상장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한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지난해 전통시장 캠페인을 벌여 지역 전통시장에서 1억7000만원어치의 물품을 구입했습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5억원을 들여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지원했습니다. 임직원들이 전통시장에서 방역활동을 펼치고, 전통시장 상품권도 구매해 전통시장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부산 사회적경제기업이 생산한 ‘핸드 인 핸드’ 물품을 구입해 본점 인근 저소득 가구에 전달하는 임직원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우리동네 단골가게 선(善)결제 캠페인도 동참했고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장미꽃 6만4000여 송이를 지역 꽃시장에서 구입해 은행 방문 고객에게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안 행장, 소통행보·내부혁신…직원 사기 높이고 업무 효율화
안감찬 부산은행장이 적극적인 소통 행보로 직원 사기를 진작하고 자긍심을 부여하는 등 조직문화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안 행장은 취임 직후 본점 내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았다. 묵묵히 일하는 방재실, 구내식당, 문서수발실 파견·용역 직원들을 방문해 애로사항 등을 듣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모두가 은행을 위해 근무하는 분들”이라며 “함께 동질성을 느끼며 함께 삶의 질을 높여나가자”고 말했다.

안 행장은 영업점과 본부부서도 찾아가 직원들과 일일이 대화하며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종이 제비뽑기를 통해 답변하고, 영상 대화인 ‘톡터뷰’를 진행해 소소한 일상을 직원들과 공유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직원 간 감사의 마음을 담은 사연을 대신 전하는 ‘사랑의 콜센터’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안 행장은 당첨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화해 축하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취임 후 은행장 직속 미래전략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등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신명 나고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필요한 회의를 축소하고 보고를 간소화했다. 업무 효율화를 추진해 조직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안 행장은 “은행 전 부문에 걸쳐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걷어내고 효율성과 생산성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제2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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